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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기술정보

일 자
2026-07-15 08:45:07.0
제목 : [르포] “예쁘면 그만”…‘꽃 원산지’ 묻는 이도, 답하는 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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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서초구 경부선꽃도매상가의 한 점포에서 손님이 꽃을 살피고 있다. 원산지표시가 안돼 있는 꽃이 많다.

“어떤 거 찾으셔? 네덜산(네덜란드산) 안개꽃 한단이 3000원. 우리 가게가 제일 싸. 여기서 사셔.”

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3층 ‘경부선꽃도매상가’.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도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점포마다 형형색색의 꽃이 진열대에 빼곡했다. 통로엔 신문지로 감싼 꽃다발을 어깨에 둘러메거나 손수레에 담아 옮기는 도소매 고객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꽃의 종류와 가격을 물어보는 손님과 호객하는 상인의 목소리가 뒤섞여 묘한 활기를 자아냈다.

그런데 손님과 상인의 대화엔 특징이 있었다. “얼마예요?” “다른 색도 있어요?” “좀더 오래 가는 건 뭐예요?” 같은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이 꽃이 어디서 왔는지는 좀처럼 입에 오르지 않았다. 이틀 전(1일)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는 두날 오전 2시간씩 해당 상가를 지켜봤지만 꽃의 원산지를 묻는 손님도, 답하는 상인도 없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꽃을 고를까. 서울 시내에서 5년째 꽃집을 운영한다는 서모씨(37·마포구)는 “꽃을 살 때는 가격이 1순위이고 다음으로 신선도와 색감을 살핀다”고 잘라 말했다. 젊은 여성 A씨는 “친구 결혼식 부케용 꽃을 사러 왔는데 외국산인지 국산인지는 관심 없고 눈으로 봤을 때 신선한지, 색이 고운지, 가격은 저렴한지가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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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서초구 경부선꽃도매상가 한 점포의 ‘원산지표시판’.

이들의 반응은 점포 내 화훼류 원산지표시가 매우 허술한 것과도 관련 있어 보였다. 기자가 이틀간 점포 61곳을 조사한 결과 32곳(52%)은 ‘원산지표시판’ 자체가 없거나 점포 관계자에게 물어야 원산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나머지 29곳도 상당수는 원산지표시판이 꽃다발·포장지 등 부자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고, 진열대 위 여러 품목 가운데 일부만 표시하고 있었다. 한 점포의 원산지표시판에는 나라 이름을 적는 칸에 ‘지구(어딘가)’라는 희화화한 표현마저 볼 수 있었다.

현행 법규상 화훼는 원산지표시 의무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인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 요령’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국산 국화·카네이션·장미·백합·글라디올러스·튤립·거베라·아이리스·프리지어·칼라·안개꽃 11개 절화류는 원산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외국산 화훼류는 절화와 꽃봉오리(신선한 것과 건조·염색·표백 기타의 가공을 한 것으로서 꽃다발용 또는 장식용에 적합한 것에 한함) 전체가 원산지표시 대상이다.

경부선꽃도매상가 내 원산지표시가 허술한 것은 최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에서 외국산 꽃을 상장 경매하는 것을 농식품부·aT가 검토하는 것과 맞물려 비판이 일 전망이다. 상당수 생산자는 “외국산 꽃 유통관리를 투명하게 하려면 공영공판장 상장을 추진할 게 아니라 유사 도매시장 같은 곳에서 원산지표시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경부선꽃도매상가 내 점포를 대상으로 원산지표시 지도·감독·점검을 하고 있다”며 “화훼 수요가 많은 5월 가정의 달에는 단속을 강화하고, 평소에도 관할 지원의 자체 계획이나 신고 접수에 따라 수시로 현장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인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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